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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 윤선생 사업총괄 상무 “40년간 축적된 학습 데이터가 최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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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목적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도출하는 ‘최적화 도구’다. 따라서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정교한 접근이 용이해진다.

구글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대국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www.yoons.com)의 윤수 사업총괄 상무는 AI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 접목으로 대표되는 에듀테크 시대의 핵심역량으로 40년 가까이 축적해 온 학습 데이터를 꼽는다. 윤선생을 거쳐간 500만 회원들의 학습 기록에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을 접목하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교재 개발을 통해 학습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윤 상무는 1980년 윤선생(현대영어사)을 창업한 윤균 회장의 차남이다. 형인 윤성 전무는 유아사업 전문 자회사 ‘이노브릿지’의 대표를 겸하며 캐릭터 라이선싱 등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선생은 윤선생영어교실과 영어숲, 스마트랜드, 웰스터디 등 영·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영어학습 브랜드를 두고 있다. 전국에 운영 중인 관련 센터만 해도 1700개(2018년 기준)에 이른다. 국내 최초의 영어(통번역과 교재개발 등)전문 대학원인 국제영어대학원대학(IGSE)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영어연구소 ‘MECI(Modern English Company International)’도 한 가족이다. 학습지와 교습소(학원)로 대표되는 1세대 교육기업이지만 최근에는 4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듀테크 분야에서 하나둘씩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4월 29일 서울 성내동 윤선생 본사에서 윤 상무를 만났다. 듬직한 체구와 ‘노타이’ 차림의 수수한 옷 매무새가 편안한 인상을 줬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친근한 말투, 대화 중 간간이 터져나오는 호탕한 웃음도 그런 인상과 ‘세트메뉴’처럼 잘 어울렸다.

에듀테크 접목을 위한 노력과 성과 소개 부탁한다. 

“지난 1월 SK텔레콤과 손잡고 ‘윤선생 스피커북’을 출시했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NUGU)’와 윤선생의 영어교재를 결합한 것이다. 이 밖에도 국내외 정보통신(ICT) 기업 두 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AI 음성인식 기술 기반의 교재와 서비스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코딩 교육 사업 진출을 위해 중국의 AI 로봇업체 유비테크와도 제휴를 맺었다. CD로 공급하던 소리교재를 스마트패드로 대체한 건 벌써 7년 전이다. ”

중국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유비테크는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중국의 대표적인 AI 로봇 기업이다. 

부친(윤균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요란한 광고‧마케팅도 지양했다. 그런데도 40년 가까이 영어교육계의 강자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시류를 따라가기보다 핵심 가치를 지키는 데 무게중심을 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윤선생 교육의 핵심은 ‘소리교재 훈련(파닉스)’이다. ‘제대로 된 음성 교재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수법만 있으면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소리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상이 너무 튀어서는 안 된다고 믿었기에 지나치게 화려한 영상 사용을 지양하는 대신 녹음 품질 향상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마그네틱테이프를 전문 생산하던 새한음반을 인수했고(현재는 스마트패드 등 교재의 유통에 주력),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Siri(시리)’를 개발한 ‘스탠퍼드 국제연구소(SRI International)’의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양질의 음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유수의 ICT 기업들과 협력으로 이어졌다.”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불리한 방식 아닌가. 

 “중요한 건 학습효과다. 초기 마케팅과 홍보에 불리한 점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윤선생 하는 아이들은 발음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됐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흥미 유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영상 부문의 경쟁력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윤선생의 교육용 AI 기술은 어느 정도인가.

“윤선생 스피커북’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명령에 따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퀴즈도 함께 푼다. 스피커와의 거리가 꽤 멀어도 잡음이 없으면 인식에 큰 문제가 없고, 1 대 1 매칭(matching) 방식이 아니어서 다양한 지시어를 무리 없이 인식한다. ‘처음부터 들려줘’라고 말하는 대신 ‘처음부터 틀어줘’라고 해도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날씨와 취미 등 특정 주제를 정해 자유롭게 2~3차례 정도는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도 초기 버전 개발을 마치고 파일럿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윤선생 스피커북은 AI 스피커와 영어 스토리북, 워크북으로 구성된다. 아이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유튜브 채널 구독자 150만 명에 달하는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강혜진)를 녹음에 참여시켰다. 

기술 변화에 발맞춰 영어교육의 콘텐츠와 접근법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영어의 중요성은 앞으로 오랫동안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뭘 하건 간에 글로벌 경쟁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리적인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 없이 영어로 말만 잘해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영어교육도 이 같은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달라져야 한다. 윤선생이 ‘융합인재교육(STEAM)’ 도입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 분야를 융합한 통합 교육을 말한다. 미국에서 시작돼 혁신적인 교육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어를 매개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사고력과 독창성,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윤선생은 초·중등 수행평가 전문 학원 ‘IGSE아카데미’를 중심으로 5월 8일부터 자체 STEAM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수업은 6~8명의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며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체험과 연계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주도적 참여와 또래 간 소통, 협업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STEAM 교육과 에듀테크를 연결할 수도 있을까.

“AI 스피커와 VR을 접목할 수도 있고, 콘퍼런스콜을 통해 다른 나라 아이들과 토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주제로 각국 아이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