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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부의 이중언어교육은 쉬울까?… 하준맘 줄리아의 육아법

카카스토리 경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동상이몽’ 등 최근 TV를 통해 국제부부의 모습을 자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국적을 보유하고,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국제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떠한 교육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특히 2가지 이상의 언어를 쓰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다국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도 저렇게 외국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국제부부들도 이중언어교육의 남다른 어려움도 있고 신경 쓰는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오늘은 육아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6천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줄리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줄리아님은 언어교육학 석사를 전공한 ELL(ENGLISH LANGUAGE LEARNING) 교사로, 현재 미국인 배우자와 33개월 아이와 함께 미국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며 국제부부, 육아 등의 이야기로 유튜브를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33개월 하준이의 이중언어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양육 철학은 어떠한지, 거기에 따른 아이의 행동 반응은 어떠할지! 줄리아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실까요?




저는 한국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두 언어와 문화를 접하면서 자랐어요. 어렸을 때는 월·수·금은 한국어로 하는 날, 화·목·토는 영어로 하는 날 이렇게 정해져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나요. 저의 부모님은 제가 두 언어를 모두 잘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많이 감사하고요.

“영어가 편해 한국어가 편해?”, “생각할 때는 영어로 생각해, 한국어로 생각해?”, “꿈은 어느 언어로 꿔?”

제가 국제가정의 자녀로 한국에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인 것 같아요. 답을 하지 못할 만큼 저는 영어, 한국어 모두 편합니다. 생각도 꿈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죠.

제가 부모가 되고 나서 저 또한 하준이에게 이중언어 환경을 유지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지속적으로 두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저희 가족은 미국에서 살고 있고 남편은 한국어를 못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은 것 같아요.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 환경에 놓인 하준이를 위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바로 한 문장에 두 언어 섞지 않기 였어요. 코드스위칭(언어 전환)을 하며 영어로 했다, 한국어로도 했다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한 문장에 두 언어를 섞는 것은 서로 언어의 발음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혼란을 일으키죠.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언어 분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가정에서 엄마는 한국어로만, 아빠는 영어로만 말하는 걸 권장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그 부분에서는 반대 의견이에요. 특히나 저희 집처럼 아빠가 한국어를 못하는 경우에는 더욱 어려운 조심스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아빠가 있는 곳에서 아빠가 못 알아듣는 한국어로 아이와 제가 말하면, 상황이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아빠가 소외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제 남편은 괜찮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럴 수가 없었거든요.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고 가족끼리 다 함께 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굳이 못 알아듣는 언어로 해서 의사소통을 단절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다 함께 있는 때는 영어를 사용하고 하준이와 둘이 있을 때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하준이에게 언어 사용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돕기도 하죠.




하준이는 이제 엄마는 영어와 한국어를 다 할 줄 아는 사람, 아빠는 영어를 하는 사람으로 잘 인식하고 있어요. 어떤 날에는 제가 창문 넘어 산하고 나무를 보고 있었는데 하준이가 저에게 와서 한국어로 “엄마, 뭐 봐?” 이렇게 물었어요. 제가 “응, 엄마는 초록초록 나무하고 산을 보고 있어.” 이렇게 말했더니 서재에 있던 아빠에게 조르르 달려가서는 영어로 “Daddy, mommy is looking at the mountain and trees.” 이렇게 번역을 해서 전달을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호기심 대왕 하준이는 요즘 세상을 배우기에 바쁜데요. 그만큼 질문이 많아졌어요. 예를 들어 평행사변형 모형을 보며 “이건 무슨 모양이야?” 하고 물어보고 제가 한국어로 “평행사변형이야” 라고 대답을 하면 그것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In English?” 라고 물어요. 영어로도 어떻게 말하는지 꼭 알고 싶어 하더라고요. 제가 한국어로 말하면 영어로는 어떻게 말하는지 물어보고 영어로 말하면 한국어로는 어떻게 말하는지 물어봐요. 이때 엄마, 저의 피드백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도, 언어의 다름까지 표현해 전달해야 하죠.




요즘 한국 엄마들 워낙 잘 하니까, 이 부분은 조언하기에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억지로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면 노래나 게임 형식으로 아이들과 함께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영어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부모 먼저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관심사를 잘 살펴서 관심사가 나오는 영어책을 읽어주는 것도 방법이죠. 무엇보다 귀가 먼저 열려야 하니 영어동요를 많이 불러주고 틀어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는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독립심과 자립심을 심어주는 것, 그리고 아이를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준이가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 스스로 기저귀를 버리고 옷은 빨래통에 넣고 장난감을 정리하게 했어요. 무조건 엄마나 아빠가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하준이 스스로 할 수 있고, 엄마도 가끔 하준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었죠. 작은 것에서부터 하준이가 저를 도와줄 수 있게 했어요. 빨래를 갤 때도 함께하고 저녁상을 차리고 치우는 것도 함께했죠. 심지어 제가 앉았다가 일어날 때 하준이에게 “엄마 좀 일으켜줘.” 하고 도움을 요청하곤 한답니다. 당연히 저에게 하준이의 도움이 크게 필요하진 않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하준이가 본인이 필요한 존재이구나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늘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먼저 손 내밀어 주고 도와줄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존중’하는 건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하준이는 저와는 굉장히 성향이 다른 아이예요. 저는 외향적인 것에 비해 하준이는 내향적인 성향이고 의사소통의 방법 그리고 관심사 등 모든 것이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하준이의 기질에 대해 공부를 했고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저는 아이의 눈과 행동을 보고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제가 육아 서적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기질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많이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하준이는 ‘지속성 기질’의 아이예요. 그리고 문자와 숫자를 굉장히 사랑하는 아이죠. 저는 하준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막연하게 ‘쓰고 읽는 건 늦게 소개 해야지’ 라고 생각했어요. 좌뇌가 열리는 시기인 6-7세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하준이는 문자를 굉장히 사랑하더라고요. 집중력 또한 상당해서 책을 한 번 보면 그 책을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줘야 해요.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완벽하게 습득할 때까지 반복해 줘야 해요. 그래서 두 돌이 되기 전에 알파벳과 한글을 다 떼었고 숫자도 세자리 숫자까지 읽었어요. 두 돌이 지나면서는 한자를 깨우쳤고요. 저는 노출만 해줬을 뿐인데 하준이가 스펀지처럼 흡수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 철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아이의 기질과 성향 파악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최고의 육아 서적은 내 아이구나’ 느꼈죠. 

하준이의 지적 욕구가 굉장히 높은 아이라서 독서를 통해 그 지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그것이 짜증으로 나타나곤 했어요. 너무 지루하니까요. 하준이가 이제 33개월인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벌써 400권이 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하준이의 관심사를 빠르게 캐치해서 도서관에서 하준이 관심사에 맞는 책을 많이 빌려서 읽어주고 장난감 등도 그것에 맞춰 제공하고 있어요. 물론 장난감을 많이 사주는 것보다는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답니다.


33개월 하준이의 관심사는 굉장히 다양해요.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지리인데요. 미주 50개 주의 이름, 그 주의 특징들도 다 외웠고 100개의 국기를 보고 나라 이름을 다 말할 수 있어요. 또한 지도를 보고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낼 수 있어요. 퍼즐도 좋아해서 지금은 50 조각 퍼즐을 맞추고 있어요.

그 외에도 예술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매주 가던 미술관이 문을 닫아서 책을 통해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어요. 얼마 전에 농장에서 해바라기를 봤는데 하준이가 “반고흐가 제일 좋아하는 꽃”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요가도 좋아해서 매일 자기 전에 요가를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트럭이나 기차 등도 좋아해요. 관심사가 아주 다양해서 관심사가 바뀔 때마다 발맞춰 놀이 문화를 함께 하고 있어요.


저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어서 하준이가 낮잠 잘 때나 밤에 일을 하고 있어요. 하준이가 잠들어야 일을 할 수 있었기에 일찍 재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했죠.

가끔 하준이의 낮잠 시간이 아닐 때 미팅을 해야 하거나 급한 업무가 있을 때도 있는데요. 하준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었는데, 지금은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주면 이해해주니 편해졌어요.

주로 미팅을 해야 할 때는 하준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미리 준비해서 놀이에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줬어요. 그리고 미팅이 끝나면 "하준이 덕분에 미팅이 잘 끝났어. 너무 고마워. 우리 하준이가 엄마 일하는 걸 이해해주고 도와주니까 엄마가 힘이 난다" 칭찬해주면서 하준이에게 다시 집중해 놀아줬죠. 그래서 이제는 제가 일할 때도 혼자 잘 놀아요. 미팅이 끝나면 제가 찐-하게 잘 놀아줄 걸 아니까요. 이처럼 칭찬과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서로 신뢰의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하는 것이 답은 아니에요. 각 가족의 상황에 맞게 부모의 교육철학에 맞게 정한 뒤에 일관성 있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하고 아이의 기질과 성향에 맞게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코로나로 인해 부모들도 아이들도 많이 지치고 힘든 시기인데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내 아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아이의 미소와 웃음이 최고의 치유인 것 같은데요. 오늘도 내 아이를 맘껏 웃게 해주세요! 부모님 모두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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