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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 부모 에세이] 워킹맘, ‘조바심’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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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 학부모님들을 위해 육아 및 자녀교육 전문 필진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8살 아들, 6살 딸의 엄마이자 15년차 직장인인 작가 틈틈이 님이 오늘부터 부모 공감 에세이를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워킹맘, 조바심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하며 생긴 변화 중 하나는 ‘마감시간’이 생긴 것입니다. 어린이집도 공식 등원 시간은 있지만 아이들마다 컨디션에 따라 유동적으로 등원을 시키는 분위기니 아침에 자는 아이를 억지로 깨우거나 서두르라고 다그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복직을 하니 저의 출근시간이 생겼고 출근시간에 맞춰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등원시간이 생겼습니다. 

저의 출근시간은 9시30분. 지각하지 않으려면 아이들이 8시30분에는 어린이집에 도착해야 합니다. 아침을 먹고 양치를 하고 옷을 입을 시간까지 계산하면 7시30분에는 일어나야 하고요. 그렇게 아이들의 기상시간은 7시30분으로 정해졌습니다. 문제는 저야 어른이니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고 시계를 보며 움직이지만 아이들은 ‘신체시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 7시30분에 일어나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웅아~ 결아~ 일어날 시간이야.” 살살 흔들어 깨우지만 점점 더 이불 속으로 파고드는 두 녀석. ‘서두르면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조금 더 재우자.’ 5분 뒤 다시 시도하지만 이번에도 소용없습니다. ‘어차피 어린이집 가면 간식 먹는데 잠을 푹 재울까? 그래도 아침을 먹여서 보내는 게 나을까?’ 자는 아이들을 두고 고민은 계속 됩니다.

눈을 뜨면 일단 절반의 성공. 아침밥을 먹이고 양치를 하고 옷을 입으면 준비 완료입니다. 말로는 참 간단한데 이 안에 변수가 얼마나 많은지요.

“계란말이 아니고 계란후라이가 먹고 싶었어!”
“계란후라이가 동그랗지가 않잖아.”
“아니, 이거 말고 폭신폭신한 옷이 입고 싶어.”
“문어처럼 머리 여덟 개로 묶어줘.”
...


변수가 생길 때마다 제 눈은 시계를 향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목소리는 빨라지고 커지지요. 겨우 겨우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생기는 마지막 변수! “엄마! 나 똥~”

사실 육아휴직 중에는 ‘계획대로 움직여주면 아이가 아니지’ 여겼던 것들입니다. 복직을 하고 상황이 바뀌며 ‘변수’로 느껴진 것뿐이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 지더군요. ‘내가 출근하지 않았다면 억지로 깨우지 않았을 텐데...’ ‘등원길 발견한 개미를 원껏 보게 해줬을 텐데...’ 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늦었다고 했지!” 소리라도 지르고 출근한 날은 하루 종일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한 선배가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달라진 상황에 맞춰 아이와 같이 적응해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제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올 거라고만 생각했지, 아이들에게 왜 우리의 아침이 바빠졌는지는 이해시킨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퇴근해 두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이제 엄마도 아빠처럼 회사에 다니잖아. 회사에 다니면 ‘몇 시까지 오세요’ 라는 약속이 있거든. 이 약속을 지켜야 집에 일찍 올 수 있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만큼 집이 늦게 와야 해. 그러니 웅이도 결이도 엄마가 회사랑 약속 지킬 수 있게 도와 줄래?”


당시 4살이었던 첫째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만15개월이었던 둘째는 아마 이해를 못 했겠지만 오빠가 고개를 끄덕이니 덩달아 끄덕였습니다.

“좋아. 그러면 내일 아침부터는 엄마가 깨우면 바로 일어나 줘! 아침에 뭐 먹을지, 뭐 입을 건지도 미리 정해 둘까?”


그렇게 저 혼자만 출근시간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것이 아닌, 온 가족이 한 마음이 되어 아침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이 조금씩 수월해지더군요.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 둘째가 6살이 된 올해는 아침 준비를 마치고 잠깐이나마 책을 읽다가 집을 나설 정도의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워킹맘인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맞벌이 가족이라고요. 그리고의식적으로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를 넘어 ‘우리 가족이 어떻게 서로를 도울 수 있을까’라고 생각의 방향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온 가족이 힘을 모으면, 첫째 아이의 말마따나 ‘매직 파워’가 발휘되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해 봤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