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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칼럼] 준규네 홈스쿨! 영재발굴단 '꼬마 로봇공학자'로 키운 비결 -2편-

경로

<준규네 홈스쿨> 김지현 저자



코로나로 인해 가정 내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학습해야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학습 태도나 집중력에 대해 걱정 하시는 분들이 많다.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때는 잠시라도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셔 뇌 활성화를 돕는다든가, 땀이 날 정도로 대 근육 운동을 할 수도 있다. 혹은 20~30분 단위로 시간을 끊어서 공부를 하거나, 장소를 옮겨 집중력을 다시 끌어 모을 수도 있고, 공부 친구를 만들어 혼자보다는 상호작용을 하며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을 지키는 방식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준규는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할 때면, 하루 중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하도록 하고 주로 강아지 산책, 자전거 타기, 공놀이 등 가볍게 운동을 한 후 공부하도록 권하는 편이다. 반면 아이 스스로 선호하는 방법은 학습 전에 자신이 더 좋아하는 종이 접기나 3D펜으로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다. 30분 공부를 위해 길게는 3~4시간 동안 종이 접기를 먼저 할 때도 많았다. 처음에는 하기 싫어서 딴짓 하며 미루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살펴보니 본인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쏟고, 마음도 안정시키고, 몰입을 하며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 내지는 의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종이 접기를 못하게 한다면 그 금지된 시간 동안 과연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를 집중해서 할지도 의문이었다. 혹시라도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겨 정작 해야 하는 공부나 숙제를 다 못하더라도 그것은 시행착오를 통해 아이 스스로 책임감을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키는 정도로만 하고 그냥 두는 편이다.

그러나 흐트러진 집중력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이런 방법보다 더 중요하고 반드시 선행 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왜 집중력을 높여야 하는지, 아이 스스로도 집중하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일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어디 있겠냐며 몸에 배도록 학습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모들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최근 신경과학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뇌-마음의 관계를 탐구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생긴 내적 동기가 지각/행동 사이클을 작동시키는 주된 힘이 되고, 이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편안한 각성 상태(relaxed alertness)’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이 편안한 각성 상태란 학습을 위한 최적의 마음 상태이며 이 과정에서 이성을 담당하고 뇌의 고등사고능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관여하는 ‘상위 경로’를 통해 깊이 있는 학습, 몰입 학습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참고 도서 <시냅스와 자아><뇌가 배우는 대로 가르치기> 

혼나기 싫어서, 부모 눈치 보느라, 적대감, 분노, 불안감에서 비롯된 공부는, 효과적인 학습을 방해 받고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우리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음 상태로 학습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학습은 ‘너 공부 안 하니? 지금 공부 안 하면 커서 뭐 될래?’ 와 같이 부모에 의한 두려움이나 무기력하게 떠밀린 상황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된 상태라야 한다는 것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위대한 과학자는 연구를 하면서, 위대한 예술가는 창작을 하면서,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모두가 ‘몰입상태(State of Flow)’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몰입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 중 하나로 눈앞의 과제를 탐구하는데 너무나 즐겁게 빠져들어서 시간이 가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를 말한다.(Csilszentmihalyi,1990/2008) 

유년기에는 지루하게 책상 앞에서 배우길 기대하기 보다 모래놀이, 블록 쌓기, 종이 접기 등 놀이를 통해 자기만의 우주를 만들며 몰입을 경험해야 한다. 놀이를 통한 긍정적인 몰입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이 필요한 시기에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학습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준규는 홈스쿨링을 하며 제 입으로도 “정말이지 저는 실컷 놀았어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실컷 놀다 보면 아이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놀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변에 초등 저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니거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자기의 미래에 대한 작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나 보다. 그리고 6개월 정도 전부터는 학습 동기가 생겨 의욕적으로 수학 학원을 보내달라더니, 수업이 너무 재미있다, 수업 시간에 초 집중해서 하얗게 불태운 기분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주체적인 학습 동기부여로 시작된 공부를 하며 자기 유능감을 느끼고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해야 하는 공부가 있을 때는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하고, 나머지 시간을 확보해 여전히 종이 접기도 하고, 3D펜으로 검을 만들며 논다. 최근엔 우연히 본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틈틈이 종이로 해적선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부모들은 아이의 집중력을 기르겠다며 집중력 향상 책상을 사고, 도움을 주는 약을 먹이고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불꽃을 피울 수 있는 대상을 찾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놀이를 허용하고, 그 놀이 안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준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원과 같은 홈스쿨링 외 학습은 관심 밖이었다. 학교 끝나고 선생님들 퇴근하실 때까지 놀고, 집에 오면 책을 읽고 자는 것 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을 시작하며 사실 초반에는 학습에 대한 불안감도 컸던 게 사실이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홈스쿨링에서 학습은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이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 배우고 싶은 마음이 항상 먼저이기에 학교에서 비롯된 어두운 무기력함으로 온종일 종이만 접는 아이를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때론 폭 넓은 사교육 시장을 활용해보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초등 교과과정은 독서를 통해 대부분 해결됐지만 과학, 영어 등 일부 과목에서 아이가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며 배우고 싶어할 때 학원을 선택했다.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구ᆞ시립 체육 센터나 단체 활동을 하며 친구들을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뮤지컬 극단,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하자 센터’와 같은 공동 작업장도 적극 활용했다. 학습보다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채워지기 힘든 또래들과의 기회를 위해 사교육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최근엔 혼자 공부하기가 어렵다며 수학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1년을 졸라 보내주었더니 너무 신나서 학원에 간다. 홈스쿨링하며 혼자 공부하느라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경험을 오래도록 해보았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혼자 하는 공부가 가장 어렵다는 것을 아이는 알고 있다. 그래서 본인이 진심으로 원할 때 학원을 보내주면 그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부모들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부모로부터 급하게 시작된 학습은 단지 부모의 불안감만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이다. 그렇게 시작된 학습에서는 시간을 허비하고,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말고는 얻어지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는 부모이기에 항상 자식에 대한 걱정과 함께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뒤처질 까봐, 마냥 노는 모습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아이보다 급한 속도로 학습의 진도를 빼고, 강요하는 것이 정말로 효과적인 방법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홈스쿨링과 함께 외부의 학습법을 활용하는 것은 좋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의 동기 부여, 아이의 주체적인 교육 활동임을 되새겨보자.



준규는 어릴 때부터 종이접기를 참 좋아했다. 종이 접기처럼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하는 것들은 집에서 실컷 놀이로 접근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몇 달씩 밥 먹는 시간 말고 종이만 접던 시절에는 너무 내면으로만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기력해진 아이의 유일한 친구이자 시간의 탈출구이기도 했기에 몰입할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그리고 아이가 종이 접기를 팔기 위해 일일 장터에 참여하게 해보고, 마을 서재에서 종이 접기 교실을 열게 했다. 그리곤 ‘1만 시간의 법칙’을 보여주듯 준규는 올해 봄 <게임 종이접기>라는 종이 접기 책의 꼬마 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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